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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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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한해경  |  출판사 : 창조문예사
발행일 : 2021-04-05  |  (133*205)mm 148p  |  979-11-8654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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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마다 나부끼는 초록 깃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시인인 한해경의 첫 시집이다. 예술 지향적이고 문학적이면서, 친근하고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특성이 시집 전체에 잘 나타나 있다. 식물원에 들어온 듯 꽃과 나무에 보이는 시인의 사랑과,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시인의 염원을 읽을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시를 쓰면서부터 세월이 훨씬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봄에는 꽃을 노래하고 여름에는 신록을 노래하고 가을에는 열매를 노래하면서, 그렇게 사계절을 바쁘게 살았습니다. 참신하고 독창적인 시구를 생각해야 하는 고뇌도 적지 않았지만, 거기서 창조의 보람과 만족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쓴 시들을 묶어서 첫 시집 『꽃이 진 자리마다』를 출간하게 되어 꿈만 같습니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맺힐 것을 기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처음으로 시집을 내어 많은 사람에게 읽힌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두렵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렙니다. 딸이 시인이 되었다고 기뻐하시던 부모님께 첫 시집을 안겨 드리게 되어 작은 일이라도 해낸 것 같아 기쁩니다.
문학의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 (중략) …… 아직 시작이라는 것을 압니다.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면서 실로암 물가에서 맑은 물을 길어 올리듯이 좋은 시를 길어 올리며 살겠습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필자는 한해경을 대할 때마다 ‘틀림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그는 그만큼 순직하고 성실하며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전부터 공부하였으며 정식으로 등단하여 시인이 된 후에도 지금까지 부단히 문학의 이론과 창작을 실습하여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글을 통하여 사람을 알게 되고 사람을 통하여 글의 함량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필자에게 우송한 90편 가까운 시를 읽으면서 꽃과 나무에 경도하는 그의 사랑과 관심이 지극함을 알게 되었다. 마치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꽃과 나무가 많으므로 숲이 있고 풀밭이 있으며 낙엽이 있게 되고 나무 아래 늪과 호수가 있으며, 새들도 모여든다. 말하자면 한해경의 시의 배경은 왕성한 생명의 터전이다. 색깔은 꽃들이 많으므로 화려하고 초목이 있으므로 연두색으로부터 초록색 갈색으로 번진다. 시집의 제목을 『꽃이 진 자리마다』라고 한 것은 열매를 기대하는 시인의 염원을 담은 것일 게다.
흔히 예민한 감수성이나 정서적 편향성에 연관하여서 시인의 기질을 정의하기도 하는데, 한해경은 예술가나 시인으로서의 특징보다 온화하고 원만한 한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정돈된 언행이 사람과의 거리를 더 가깝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의 시들은 크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 삶의 주체인 자신의 존재를 돌아다보고 고백하는 시,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과 태도를 나타내는 시, 인생에 대한 연민과 뿌리 의식을 통찰하는 시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자연을 읊었건, 자의식의 세계를 파고들었건, 사물과 생활과 향토에 대한 그리움을 읊었건 그의 중심은 절대자를 향한 경건과 흠모임을 시의 도처에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러한 신앙시를 따로 묶어서 제5부를 설정하였으나 그의 시 전체가 창조주를 경외하는 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이향아(시인)
짧은 영광만으로도 행복하다
만개했던 흔적은 지난 비에 쓸리고
꽃 진 자리마다 돋아나는 새순
연둣빛 망사처럼
하늘거리는 가지
봄은 지금 온 땅에 가득하다

이제는 4월
나무들은 장년처럼 늠름하고
알알이 맺히는 열매의 터가 되겠지
꽃은
짧은 영광만으로도 행복하다
- 「4월, 짧은 영광」 전문


이 조용한 산길에 찔레 넝쿨 붉다
누구를 기다리는 듯 활짝 피었네
산은 지금 막 신록을 자랑하며
봄에서 여름으로 치달리는데
나는 어쩌다가 지나게 되었을까
지나다가 이 순간을 보게 됐을까
내게 무더기로 다가오는 저 꽃
가슴에 안고서 붉은 고개를 넘는다
새들도 청아한 소리
해마다 피는 꽃에 세월은 가고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우리는 서로 꽃이 되었네
- 「산에는 찔레꽃」 전문


부르튼 발
지친 날개로
떼어놓는 발자국마다 그리움이 남습니다

아주 멀리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파도 소리 들으며
별을 줍습니다
지금
꽃이 피고
나무들은 실하게 열매를 맺겠지요

아픈 발이 아물고
날개에 새 살이 돋아나
내 마음 새 꿈으로 가득 차오르면
새벽 동틀 무렵에
다시 죽지를 펴겠습니다
떠나올 때 사랑과 눈물로
내 등 뒤에 쏟아지던 축복의 힘으로
- 「떠나와서」 전문


누가 노크해 주지 않을까
겨우내 기다리고 있었겠지
케이스를 열고 소리를 내어보는
따뜻한 봄날

말발굽 한참 달리니, 맑은 물소리
멘델스존의 봄노래에
물고기들 떼를 지어 솟아오르고
구름 같은 꽃숭어리 피어나는 선율
망사 같은 연두 이파리들 하늘거린다

비단결 봄바람에 빗장을 풀어라
새들은 음표처럼 떼를 지어 날고
내 마음 맑은 물소리 숲을 깨우리
- 「바이올린의 봄날」 전문


봄날 오후 먹을 간다

나무들은 이제 막 물이 오르고
수림 저편에 마을 풍경이 곱다

엷은 수묵에 번지는 봄 산
점을 찍어 매화를 친다

정자에선 간간이 노옹들의 웃음소리
나도 붓을 적셔 봄을 즐긴다

은은한 매화 향기가
비파소리를 타고 온다
부러울 것 없는 봄,
봄날 오후
- 「봄날 오후」 전문


약수터 산자락
매화나무에
봄 햇살 느슨히 걸터앉았다

송골송골 작고 하얀 꽃송이
올봄엔
오래오래 머물다 가렴

비바람 불어 꽃잎 지면
꽃잎 진 자리마다
열매가 맺히겠지

긴 가시로 열매를 지켜주는
어머니 매화나무
- 「꽃잎 진 자리마다」 전문
시인의 말

1부_ 일렁이는 그리움
4월, 짧은 영광
숲길을 걸으며
가을 거리에서
떠나가고 있다
바람과 갈대
산에는 찔레꽃
이제는 겨울나무로
검은 눈동자
겨울비
홍보석 나무
정일품, 정승
겨울 행보
꽃을 피울 꿈
느티나무, 우리 동네
봄의 교향악
불가리아의 장미
일렁이는 그리움

2부_ 봄날 오후
억새꽃
떠나와서
절망의 시간 너머로
작은 시작
중심 잡기
나만의 공간
흘러가는 물처럼
나의 발

신호등을 기다리며
아침 그리고 저녁
앨버트로스
미로에서
바람의 연주
바이올린의 봄날
봄날 오후
꽃그늘은 지나가고

3부_ 꽃잎 진 자리마다
공명
광교호수공원
그림자
나무와 새
고흐의 바람
녹색 신호등 앞에서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기다림
너의 미소

넝쿨장미 앞에서
전하고 싶은 말
꽃잎 진 자리마다
맥문동 사랑
늦가을
가지에는 새 움이 돋아나고 있다
벚꽃

4부_ 물 흐르듯이

대명포구
LA 베렌도
외갓집
어머니의 벽시계
이사
추억
이제 되었다
맷돌
물 흐르듯이
몽돌의 노래
비운 후에
봄나들이
석촌호수에서
성복천 발레리나
보물찾기
초당마을

5부_ 오늘 하루해도
당신은 화가
소매물도에서 보스니아를 바라보며
위대한 시인
강물로 흐르네
생명
오늘 하루해도
은하수에 흐르는 별처럼
수박
산수유꽃
언덕 너머
풀잎의 노래
내 이름은 소망
향기
석성산
코로나의 봄
보금자리
화담숲에서

한해경 시집을 읽는다 -가지마다 나부끼는 초록 깃발_ 이향아(시인)
한해경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졸업(바이올린 전공)
2019년 『창조문예』로 등단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창조문예」 문인회
이대동창문인회, 연지당 시담회 회원

작품집
『강물처럼 흐르다』(공저)
『2020년, 봄이 없다』(공저)
『수금을 울리다』(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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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꽃이 진 자리마다
저자한해경
출판사창조문예사
크기(133*205)mm
쪽수148
제품구성상품설명 참조
출간일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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